-
기예르모의 <피노키오> 디코드 - 블랙핑크, 뉴진스, 송과체, 세가닥 유전자, 파시즘문화 이야기 2023. 1. 18. 20:02
언제나처럼 이 글도 현실과는 전혀 관계 없는 순수 창작물임을 밝혀둡니다.
다큐멘터리 <라잇 업 더 스카이>의 한 장면이다. 블랙핑크 로제가 스튜디오 안에서 노래를 하고, 피노키오는 코가 길어진 채 한쪽 눈을 가리고 있다. 장소는 YG 산하 블랙레이블 작곡가 테디의 스튜디오. 저 앵글로 한참을 보여주는데 로제보다 피노키오에 눈길이 간다.
다음은 블랙핑크를 잇는 대세 걸그룹 뉴진스다.
뉴진스를 프로듀스한 민희진 대표의 인스타에 올라온 사진이다. 피노키오가 인형으로도 있고 책으로도 있다.
블랙핑크의 모든 곡을 만들고 키워낸 테디의 스튜디오, 뉴진스를 만든 민희진의 책상. 공통점은 '피노키오'라는 걸 얼마전 우연히(?) 캐치하게 되었다. 마침 기예르모의 <피노키오>도 같은 시기에 시청을 했고 조만간 글을 써야겠다고 구상중이었는데 최근 <헤어질 결심>과 <청춘>을 연달아 리뷰하면서 송과체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피노키오로 글이 이어지게 되었다.
왜 피노키오일까? 당대의 걸출한 프로듀서들의 작업실. 피노키오가 꼭두각시 인형이니까 마치 제페토처럼 블랙핑크와 뉴진스라는 마리오네뜨를 잘 만들겠다는 의미일까? 단순히 그런 이유라기엔 조금 설정이 과해보인다.
사실 작년은 피노키오의 해였다.
기예르모가 피노키오를 리메이크한 애니메이션으로 골든 글로브를 수상했을 뿐 아니라, (안경 쓴 쪽이 소위 '거장'이라 불리우는 기예르모이다.)
디즈에서도 피노키오를 '실사화' 했다. 톰 행크스가 제페토 역을 맡았다. (그리고 올해 5월에는 인어공주가 '실사화' 된다.)
그게 다가 아니다.
'불복종을 찬양하라'는 한겨레의 피노키오 찬양 기사가 눈에 띈다.
무슨 피노키오 오페라도 있고 언론들도 일제히 피노키오에 집중했다.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지금부터 기예르모가 골든글로브 인증서를 받은 작품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아무래도 국제적인 인증서를 받았으니 피노키오의 비밀이 알차게 들어 있을 것이다.
이게 영화의 첫 장면이다. 영화 제목을 <피노키오와 송과체>라고 했어야 맞을 것 같다.
제페토는 아들 카를로와 함께 더 바랄 게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식전기도도 하고,
침대맡에선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런데 식전기도는 그렇게 번듯하게 잘하더니 창문은 왜 역십자가일까. 벽에 걸린 십자가 옆에는 왜 역십자가 또는 롱기누스의 창으로 보이는 이상한 게 달려 있을까.
마을에 나간 카를로가 돼지 잡는 인형을 작동시켜본다. 저 돼지를 보면서 개돼지들을 상상하고 있지는 않겠지.
마을 어귀에는 이브와 선악과 그림이 있다. 선악과는 사과로 주로 표현하지만 사실 포도였다는 설도 많다. 그래서 로마 황제 네로는 항상 포도를 먹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포도나무 줄기에 뱀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뉴진스 <디토> 리뷰에서 보았던 청라언덕에서 한 할아버지가 제페토에게 십자가는 완성되는 거냐고 묻는다. 그런데 이 씬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영상으로 확인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vngDKyPL4oI
벽화 앞을 지날 때 '본 조르노 쥬페토'라고 인사를 하고 다시 지나는 행인이랑 '모닝!' 하고 인사를 한다. 보통은 친한 사람이 아니면 '굿 모닝'이라고 한다. 하지만 굳이 '모닝' '모닝'하고 모닝이 반복된다. Son of Morning. 아침의 아들 레퍼런스다. <청춘>의 자효 레퍼런스. 그러고나서 덩굴식물 위의 할아버지가 '마스터 제페토'라고 부른다. 마스터는 장인이기도 하지만 주인, 주님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 다음 대사는 '십자가는 오늘 끝나는 겁니까?'인데 극중 등장하는 십자가는 예수가 매달린 천주교 십자가라서 Cross라고 하지 않고 Crucifix라고 한다. 그리고 Crucifix는 십자가에 사람을 못박는 행위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대사를 다시 말하면 '주인님, 오늘 십자가에 사람 못 박는 거 다 끝나는 겁니까?'라고 할 수 있다. 그 질문에 제페토는 '최선을 다해야지'라고 답한다. 그 대답을 들은 시장 아낙들이 '어쩜, 완벽주의자셔'라고 입을 모은다.
겉보기에는 성당의 십자가에 달린 예수상을 오늘 끝내려느냐고 묻는 질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하고, 그걸 들은 아낙들이 완벽주의자라고 평하는 모습이지만 그게 다가 아니고 숨겨진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는 걸 곰곰이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일을 하러 성당에 도착하는 대목에서 신부가 카를로를 부를 때 카를로는 천사와 겹쳐져 있다. 카를로의 배경에 대한 암시 아닐까. 정말 그런지 계속해서 확인해보자.
다음은 송과체에 대한 결정적인 대화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TvwAJ62YMYg
이제 '집에 갈 시간' 됐죠? 라고 묻는 카를로. 그랬더니제페토는 위에서 '빨간 것좀 더 올려보내라'라고 한다. 한글 자막에는 빨간 페인트라고 번역을 했지만 원문으로는 'send up a little more red for me'이다. 집에 가려면 희생제사가 더 필요하다는 말로 들린다.
카를로는 빨간 것, 빨간 맛과 함께 '완벽한 솔방울'을 올려보낸다. 그들에게 완벽한 솔방울이란 '비늘'로 덮혀 있는 솔방울이다.
직접 심은 다음 자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걸로 '토이(장난감)'을 만들 거에요, 라고 하는 카를로. 주사바늘로 심은 다음 자랄 때까지 기다렸다가 장난감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말. 그러면 지금 우리는 '가다리는 단계'에 와있다는 얘기다.
장난감을 만들겠다는 대목에서 카를로는 '나선형으로' 점프한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우리는 지난 글 <빙글빙글의 비밀>에서 확인했다.
지금까지 밝혀왔던 것들이 이번에도 아주 정교하게 톱니바퀴처럼 들어맞는다. 그냥 들으면 아무것도 아닌 어린아이와 아빠의 일상적인 대화인데 알고 들으면 엄청난 스토리가 들어 있다. 이것이 그들이 소통하는 방식이다. 그들은 일반인들처럼 인터넷이나 전화로 얘기하지 않는다. 천지사방이 그들간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꽉 둘러쳐져 있다는 걸 양떼만 모른다. 한 명이라도 구하자.
극중에서 카를로는 성당에 폭탄이 떨어져 죽는다. 세계대전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이 설정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하나님 죽이기 작전은 미완성인 채로 남았다.
카를로의 묘비. 1916은 1988이기도 하다. 아폴로 + 88. 참으로 일관된 수비학이다.
제페토는 카를로의 죽음에 식음을 전폐하고 괴로워하다가 어느날 피노키오를 만든다.
이어지는 내용은 진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독립공간 <일간 스카이트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kytreemagazine.com'문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심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 논란의 비밀 (0) 2023.01.27 스티븐 스필버그의 <AI> 디코드 - 종합선물세트 (0) 2023.01.26 영화 <청춘> 디코드 2 - 송과체, 트럼프, 스키타이, 마곡, 2층천, 벚꽃엔딩, 무화과 (0) 2023.01.17 김래원 배두나의 <청춘> 디코드 - 벚꽃엔딩, 인어, 구하라, 윤하, 루시퍼 (0) 2023.01.16 영화 <킹스맨> - 5G는 결국 성경의 표절이었다 (0) 202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