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8일, 트럼프의 마라라고에서 FBI가 전격 강제수사를 진행했다. (트럼프(Trump)의 알파벳 숫자값은 88이다. (A=1, B=2, C=3…))
88올림픽이 열렸던 서울이 홍수로 잠긴 날도 2022(2*2*2=8)년 8월 8일이었다.
같은 날인 8월 8일, 블랙핑크는 ‘핑크베놈’이라는 새 앨범의 티저를 발표했다. (블랙핑크의 데뷔일은 6년 전 8월 8일 저녁 8시였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별자리의 개수는 총 88개다.
미국의 911 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88층의 영웅들’이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건물이 무너진 자리에서 88개의 레이저 조명을 하늘로 쏘아올렸다.
영화 <백 투 더 퓨쳐>에서는 자동차가 시속 88마일에 도달하는 순간 미래로 이동한다.
체스 판은 가로 8칸, 세로 8칸이다.
8은 영원히 수레바퀴처럼 반복하여 돌아가는 하나의 세상을 상징한다. 흔히 볼 수 있는 뱀이나 용이 8자 모양으로 자기 꼬리를 삼키는 ‘우로보로스’는 불교나 힌두교의 윤회사상을 뜻하기도 한다. 불교의 사찰 처마 등지에서 용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8자는 옆으로 누이면 뫼비우스의 띠 모양이다.
하나의 영원히 반복되는 세상을 뜻하는 8 두 개가 만나면 88이 된다. 그래서 88은 하늘과 땅, 서로 다른 두 개의 세상(차원)의 만남을 의미한다. 그래서 영화 <백 투터 퓨쳐>에서 시속 88마일을 시간의 포털을 여는 속도로 사용한 것 같다.
불교나 힌두교, 샤머니즘에서 8이 끝없는 윤회를 상징한다면 기독교에서 8은 새로운 시작을 뜻한다. 창세기를 보면 신은 6일 동안 천지만물을 창조하고 7일째 되는 날 휴식을 취했다. 8일째부터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 것이다. 같은 패턴으로 신은 6천 년동안 인간의 죄를 해결하기 위한 창조활동을 하고 있고, 7천 년째엔 천 년동안 안식을 뜻하는 천년왕국이 있을 예정이며, 8천 년이 되면 영원한 천국이 시작된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그래서 기독교에서 8은 새로운 시작, 영원한 천국, 그 모든 것의 주체인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88을 기독교 세계관으로 보면 새 하늘과 새 땅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작가가 작품을 쓸 때 중요한 숫자들을 의미 없이 허투루 집어넣는 일은 없다. 작가의 역량이 뛰어나다면 주인공의 나이부터 생년월일, 집 주소, 전화번호, 자동차 번호판까지 전부 의미를 부여한다. 수준 있는 독자는 그 의미를 캐치한다. 인간인 작가나 독자도 그럴진대 하물며 세상을 주관하는 신이 숫자를 의미 없이 사용할 리는 만무하다.
88을 도처에서 점점 더 자주 찾아볼 수 있게 되어가는 세상이다. 8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끝없는 윤회일까. 아니면 새로운 시작일까. 88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샤머니즘이나 불교, 힌두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현실계와 영계가 만나서 한바탕 난장이 벌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새 하늘과 새 땅일까. 정답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세상에 종말이 오거나, 아니면 본인이 죽으면 된다. 종말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나 머지않아 죽으니까, 88의 진짜 의미도 누구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