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비트코인(암호화폐)의 대중화와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시사 이야기 2021. 10. 29. 15:17

    대한민국도 CBDC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도박과 섹스로 대중화 뒤 정부에서 표준화

     

    비트코인(암호화폐)의 확산은 마치 월드와이드웹(WWW) 인터넷의 확산과정을 그대로 복사한 듯했다. 언론에서 인터넷이 가져올 '정보혁명'을 찬양하는 동안 대중들은 포르노(야동)과 채팅을 통한 이성간의 만남(섹스), 그리고 게임(도박)을 위해 인터넷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언론 미디어에서 떠들어댄 미사여구처럼 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에서의 편의 증대와 업무상 또는 개인적인 정보 획득의 향상을 목적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은 소수에 그쳤다. 

     

    코인시장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언론에서는 4차산업시대, 탈중앙화, 국제거래의 용이성 등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았지만 정작 절대다수의 대중이 거래소에 계좌를 튼 이유는 금전적인 이득을 볼 목적, 즉 도박이었다. 부추기기라도 하듯 세계 곳곳에서 비트코인으로 하루아침에 재벌이 된 젊은이들의 사례가 수도없이 보도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마침 전세계 도심의 부동산값이 동시에 치솟기 시작했고, 평생 모아도 내집 하나 마련하기 어렵게 된 청년층은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영끌'을 해서 코인 투전판에 뛰어들었다.

     

    일단 일정 수 이상의 대중들이 코인판에 들어오자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기다렸다는 듯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그가 비트코인을 사면 샀다고 언론에서 떠들어댔고 대중들도 따라서 샀다. 그가 팔면 저가에 매수하겠다고 또 샀다. 그 정도 재미에 만족하지 않고 일론 머스크는 도지코인이라는 왠 개 얼굴이 그려진 코인을 언급하기 시작했고, 전 세계의 코인 투자자(?)들은 따라사기 시작했다. 결국 일론 머스크는 도지코인으로만 억만장자가 되었다. 그 누구도 그가 어느 시점에 얼마를 사고 어느 시점에 얼마를 팔았는지 모른다. 확실한 건 그는 암호화폐 시장을 통해 돈을 몇 배로 불렸고, 같은 판에 참여한 사람들의 80% 이상은 돈을 잃었다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와 그의 돈을 불려준 도지코인

    코인(암호화폐) 대중화의 목적은 세계 단일화폐(CBDC)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많은 수의 대중이 디지털 코인 계좌를 보유하게 되었고 그 수는 현재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비로소 정부에서 디지털 통화를 출시해도 될만한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만약 정부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화폐를 완전히 디지털화 하겠다고 하면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이고 전통시장이나 노점상을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는 시위에 나섰을 것이다. 하지만 '이득'과 '도박'이라는 미끼를 활용하면 물고기들은 알아서 달려들게 되어 있는 법이다. 대중은 언제나 도박과 섹스, 스포츠, 쇼핑, 여행이라는 미끼를 거부하지 못한다.

     

    우연(?)하게도 비트코인이 전지구적인 화제가 된 직후 코로나 바이러스 판데믹이 들이닥쳤다. 전세계의 중소 자영업자 3분의 1 가량이 불과 2년여만에 폐업했다. 그리고 그 매출은 모두 아마존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로 이전되었다. 맥도날드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들에는 주문받는 아르바이트들이 해고된 자리에 기다렸다는 듯이 비대면 주문 키오스크가 들어섰다. 재택근무와 쇼핑을 비롯한 경제 전반은 물론 문화나 여가생활, 심지어 여행까지 Virtual Travel(가상여행)이라는 타이틀로 온라인상으로 옮겨졌고, 메타버스가 판데믹 이후의 세계를 책임질 것이란 대세론이 등장했다. 온라인 가상세계에서의 거래는 당연히 디지털이어야 한다. 비트코인이 뜨자 판데믹이 디지털 화폐에 최적화된 세상을 번갯불레 콩 구워먹는 속도로 열어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빅텍과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 배달앱 등이 수배에서 수십배의 돈을 쓸어담는 동안 수많은 중산층이 몰락했다. 서민층은 길거리에 나않을 지경이 되었고 대한민국에서 아사자가 나오고 있다. '국민지원금'이란 제목의 '기본소득' 실험의 요건이 갖추어졌다. 현재까지 두어 번 실행된 국내 지원금 지급 방식을 보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소지자에게 각 카드회사에서 크레딧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머지 않은 미래에 CBDC로 지급될 보편적 기본소득을 예행연습 하기라도 하듯이. (공교롭게도 세계 제일의 비트코인 전도사인 일론 머스크가 기본소득 전도사 역할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 이렇게 전자화폐 도입의 조건이 무르익은 가운데 각국 정부는 CBDC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참고 기사:

    카카오, 네이버 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업체 선정 (2021.10.16, 국제뉴스)

     

    카카오, 네이버 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업체 선정, 내부감사 필요 - 국제뉴스

    (서울=국제뉴스) 김서중 기자 = 15일(금)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카카오, 네이버, SK C&C가 경쟁한 한국은행의 CBDC 모의실험 업체 선정과 관련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검증하기 위한 한국은행 내부감

    www.gukjenews.com

     

    TV나 포털의 메인 뉴스에는 잘 등장하지 않지만 조금만 찾아보면 도입이 이미 결정된 정도가 아니라 실질적인 실행 직전 단계에 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잠시 물러서서 반추해 보아야 할 것들이 있다. 

     

    1. 비트코인 투기 광풍이 없었더래도, 일론 머스크의 얼굴마담 역할이 없었더래도 CBDC 도입이 이렇게 신속하게 결정될 수 있었을까? 

    2. 글로벌 판데믹이 없었더라면 CBDC의 범지구적 도입은 언제쯤 가능했을까?

     

    CBDC 도입이 저 단계에 와있다는 건 공무원 조직의 일처리 프로세스와 속도를 고려할 때 코로나 이전이 아니라면 판데믹 발생 직후에 이미 도입 작업에 착수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다.

     

    현재 CBDC의 발행 준비 양상을 보면 세계 각국이 각자의 통화를 디지털화해서 발행하는 것 같은데 그게 어떻게 글로벌 단일화폐냐고 물을 수 있다.

     

    To be continued.

     

     

     

    이전글:
    비트코인의 기원: 코인계의 서태지 사토시 나카모토

    관련글:
    비트코인의 기원: 코인계의 서태지 사토시 나카모토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