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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절에 관한 교양 지식
    성경 이야기 2022. 4. 18. 20:26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처형방식인 십자가형으로 죽었던 사람이 사흘만에 다시 살아났다는 믿음은 서양문화의 가장 핵심적인 기반이다. 심지어 올해가 2022년이라는 건 그 ‘부활한 사람’이 태어난 지 2022년째 되는 해라는 말이다. 그런만큼 그 부활한 사람에 대한 지식은 종교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알아두어야 할 기본상식이라고 할 수 있다.
     
    평생 기독교인을 ‘개독’이라 부르면서 적대시하던 나도 뒤늦게나마 조던 피터슨 박사를 통해 성경을 아는 지식의 중요성을 깨닫고 시간나는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십자가 사건이 일어난 유월절과 부활절을 맞아 몇 가지 앎을 나눠보고자 한다.
     
    1. 십자가 사건은 무슨 요일에 일어났나
     
    많은 사람들이 Good Friday라고 해서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날이 금요일 저녁이며 그로부터 사흘째 되는 일요일이 부활절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십자가 사건은 금요일이 아닌 수요일이며 예수의 부활은 토요일 저녁 6시경, 그리고 비어있는 무덤이 처음으로 발견된 시점이 일요일 오전이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식초를 받으신 뒤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신 뒤 숨을 거두시니라. 그런즉 그 날은 예비일이므로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그 몸들을 십자가에 남겨 두려 하지 아니하여 빌라도에게 그들의 다리를 꺾고 그 몸들을 치워 달라고 간청하니 (이는 그 안식일이 큰 날이었기 때문이라.)”
    - 요한복음 19:30-31 -
     
    그 날은 ‘예비일’이라고 되어있는데 보통 예비일이란 안식일(토요일)을 지내기 위해 음식 등을 준비하는 시간을 말하므로 십자가 사건이 금요일 오후에 일어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괄호 안 주석에 ‘큰 안식일’라고 되어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큰 안식일은 High Sabbath라고 불리는 연례 휴일로 유월절(Feast of Unleavened Bread)의 첫날도 그중 하나다. 따라서 문맥상 이 구절에서의 ‘예비일’은 매주 돌아오는 안식일이 아니라 큰 안식일을 준비하는 예비일을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으로 십자가 사건은 유월절 어린양을 준비하는 시간인 큰 안식일 직전일 오후 3시 - 6시 사이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럼 그게 무슨 요일일까?
     
    "요나가 밤낮으로 사흘 동안 고래 배 속에 있었던 것 같이 사람의 [아들]도 밤낮으로 사흘 동안 땅의 심장부에 있으리라."
    - 마태복음 12:40 -
     
    이 부분은 어린 예수를 데리고 예루살렘에 다녀오는 길에 아이를 잃어버려서 걱정과 두려움에 휩싸여 사흘을 헤매다 다시 찾았다는 일화에도 패턴으로서 내포되어 있다. '밤낮으로 사흘 동안’은 24*3=72시간이다. 만약 십자가 사건이 금요일 오후에 발생했다면 72시간 후는 월요일 오후다. 그럼 부활절이 아무리 빨라도 월요일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카톨릭은 다산의 여신이자 달의 여신 이스터(이쉬타르)를 숭배하기 위해 부활절을 태양절기인 춘분(Spring Equinox)이 지난 뒤 첫번째 보름달(Full Moon)이 지난 첫번째 일요일(Sunday)로 지정했다. 기념하는 아이템은 다산의 상징인 달걀과 토끼다.) 그럼 72시간동안 땅의 심장부에 있다가 부활하는 시간표를 감안했을 때 십자가 사건은 언제일까?
     
    “이제 주의 첫날 매우 이른 아침에 그들이 자기들이 이미 예비해 둔 향품을 가지고 다른 어떤 자들과 함께 돌무덤에 가서 돌이 돌무덤에서부터 굴려진 것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갔으나 주 예수님의 몸을 찾지 못하였더라.”
    - 누가복음 24:1-3 -
     
    유대인들에게 한 주의 첫날은 일요일(정확히는 토요일 저녁 6시부터 일요일 저녁 6시까지)이므로 그 날의 이른 아침이라 함은 일요일 이른 아침을 말한다고 보아야 한다. 무덤의 입구를 막은 돌은 이미 치워져 있었고 무덤 안은 비어있었다.
     
    종합해보면, 수요일 저녁 6시부터 다음날인 목요일 저녁 6시까지는 ‘큰 안식일’이었다. 목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저녁까지는 다시 ‘예비일’이었다. 한 주의 마지막 날인 토요일 안식일을 준비해야 했다.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인 안식일을 지내고 일요일 아침 일찍 무덤에 가보니 이미 무덤은 비어있었다. 오후 3시 - 6시 사이에 형이 집행되었다는 점과 72시간을 감안하면 수요일 저녁 6시에 돌아가셔서 토요일 저녁 6시경에 부활하셨을까?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이것이니 곧 아들을 보고 그를 믿는 모든 자가 영존하는 생명을 얻는 것이니라.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일으키리라, 하시니라. 그분께서, 내가 하늘로부터 내려온 빵이라, 하셨으므로 그때에 유대인들이 그분에 대해 수군거리며”
    - 요한복음 6:40-41 -
     
    아들을 보고 그를 믿는 자를 마지막 날에 일으키겠다는 뜻으로 읽히지만 ‘마지막 날에 내가 아들을 일으키리라’라고도 읽힌다. 한 주의 마지막 날은 토요일 저녁 6시까지이다. 또, 예수님은 말씀이고 말씀은 빵이므로 Feast of Unleavened Bread와도 부합한다.
     
    2. 예수님은 왜 못박힌 상처를 그대로 두셨을까
     
    성경 내용에 따르면 부활 후 예수님의 몸은 마블 슈퍼히어로 이상이다. 문이 닫혀있는 방 안에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고, 인간과 같이 식사를 할 수 있으면서도 앞에있는 인간이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고, 하늘로 승천할 수도 있다. 그런 몸을 가졌으면서 굳이 왜 보기 흉한 상처를 남겨두었을까? 도마같은 믿음이 약한 사람들이 믿지 않을까봐서?
     
    예수님의 못자국은 승리의 상징이다. 예수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살았던 다윗의 시로서 십자가 사건을 디테일하게 예언한 시편 22편을 보면 십자가 사건이 일어나는 그 순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영계에서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졌음을 알 수 있다. 신학자 마이클 하이저(Michael Heiser) 박사는 여기서 바산의 황소들(Bulls of Bashan), 사자, 유니콘 등은 로마 병사들이 아니라 영적인 존재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2 오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낮에 부르짖으나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나이다. 밤에도 내가 잠잠하지 아니하나이다.
    3 그러나, 오 이스라엘의 찬양 가운데 거주하시는 주여, 주는 거룩하시니이다.
    4 우리 조상들이 주를 신뢰하고 신뢰하였으므로 주께서 그들을 건지셨나이다.
    5 그들이 주께 부르짖어 구출을 받았고 주를 신뢰하여 당황하지 아니하였나이다.
    6 그러나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오니 사람들의 비방거리요 백성의 멸시거리이니이다.
    7 나를 보는 모든 자들이 나를 비웃으며 입술을 내밀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기를,
    8 그가 {주}를 신뢰하여 그분께서 자기를 건지실 줄로 믿었도다. 그분께서 그를 기뻐하셨으니 그를 건지시리로다, 하나이다.
    9 그러나 주는 곧 나를 태에서 꺼내신 그분이시니 내가 내 어머니의 젖가슴에 있을 때에 주께서 나로 하여금 소망을 갖게 하셨나이다.
    10 내가 태에서부터 주께 맡겨졌으며 내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11 나를 멀리하지 마옵소서. 고난이 가까이 있으나 도울 자가 없나이다.
    12 많은 황소들이 나를 에워싸며 바산의 힘센 황소들이 나를 둘러싸고
    13 그들이 약탈하며 울부짖는 사자같이 나를 향해 입을 벌렸나이다.
    14 나는 물같이 쏟아졌고 내 모든 뼈는 어그러졌으며 내 심장은 밀초같이 되어 내장 한가운데서 녹았나이다.
    15 내 힘은 질그릇 조각같이 마르고 내 혀는 내 턱에 붙나이다. 주께서 또 나를 사망의 티끌 속에 두셨나니
    16 개들이 나를 에워싸며 사악한 자들의 무리가 나를 둘러싸고 내 손과 발을 찔렀나이다.
    17 내가 내 모든 뼈를 셀 수 있나이다. 그들이 나를 쳐다보고 노려보며
    18 자기들끼리 내 옷들을 나누고 내 겉옷을 놓고 제비를 뽑나이다.
    19 그러나, 오 {주}여, 주는 나를 멀리하지 마옵소서. 오 나의 힘이시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20 내 혼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사랑하는 것을 개의 권세에서 건지소서.
    21 나를 사자의 입에서 구원하소서. 주께서 내 말을 들으사 나를 유니콘들의 뿔들에서 벗어나게 하셨나이다.
    22 내가 주의 이름을 내 형제들에게 밝히 보이고 회중의 한가운데서 주를 찬양하리이다.
    23 {주}를 두려워하는 자들아, 너희는 그분을 찬양하라. 야곱의 모든 씨야, 너희는 그분께 영광을 돌릴지어다. 이스라엘의 모든 씨야, 너희는 그분을 두려워할지어다.
    24 그분께서 고난 받는 자의 고난을 멸시하거나 몹시 싫어하지 아니하셨으며 자신의 얼굴을 그에게 숨기지 아니하시고 그가 그분께 부르짖을 때에 그분께서 들으셨도다.
    25 큰 회중 가운데서 드릴 나의 찬양은 주로부터 나오리이다. 그분을 두려워하는 자들 앞에서 내가 나의 서원들을 갚으리로다.
    26 온유한 자들은 먹고 만족할 것이며 {주}를 찾는 자들은 그분을 찬양할 것이요, 너희 마음은 영원히 살리로다.
    27 세상의 모든 끝이 기억하고 {주}께로 돌아오며 민족들의 모든 족속이 주 앞에 경배하리니
    28 왕국은 {주}의 것이요, 그분은 민족들 가운데서 다스리는 이시로다.
    29 땅 위의 모든 기름진 자들이 먹고 경배할 것이요, 흙으로 내려가는 모든 자들이 그분 앞에 절하리니 아무도 자기 혼을 지켜 살아남게 하지 못하리로다.
    30 한 씨가 그분을 섬기리니 [주]께서 그것을 한 세대로 여기시리라.
    31 그들이 와서 앞으로 태어날 한 백성에게 그분의 의를 밝히 드러내되 그분께서 이것을 행하셨음을 드러내리로다.
     
    대못자국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욥의 고난부터 돌에 맞아 죽었다 살아나고 파선, 강도 등 온갖 고초를 다 겪고 순교한 사도들까지, 로마 황제에 의해 사자밥이 되고 교황에 의해 화형당한 수많은 크리스천들부터 성경에는 기록되지 않을 이름없는 그리스도인의 크고 작은 고난까지, 모든 인류의 고난의 상징이다.
     
    또 그의 흉터는 양심을 지키느라 고난받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한편 ‘기름진 자들’에 대한 심판을 공의롭고 영광스러운 찬양할만한 일로 만든다. 모든 악한 마음, 모든 거짓말, 모든 질투와 앙심, 모든 악행의 피해자들을 대표할 정당성을 부여한다. 머릿속 상상으로조차 아무런 죄를 짓지 않은 예수가 그런 끔찍한 죽음을 당해야만 하는 세상을 만들고 경영해온 기름진 자들과 그들을 추종하는 무리들을 영원한 화형에 처해야만 하는 당위성이 생긴다. 예수 앞에서는 고작 음란한 상상 한 번 한 사람과 살인자가 다르지 않다. 완전한 순백 앞에선 어떤 색도 하얗게 보일 수 없다. 그래서 누구든지 뉘우치고 나를 믿고 따르면 죄를 잊어버려 주겠다는 게 창조주 예수의 복음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다수가 로마 황제의 편에 설 줄 그는 알고 있으며 개의치 않는다. 사람들은 죽음으로 가는 넓은 길을 선호하고 생명에 이르는 좁은 길은 찾는 자가 적다고 되어있다. 하지만 창조주는 절대다수가 로마로 난 길을 가더라도 좁은 십자가의 길을 선택하는 소수에 잔치를 벌일 만큼 기뻐하는 것 같다. 그게 성경에서 말하는 ‘알곡과 가라지’이고 그 알곡들을 얻기 위한 게 성경에 기록된 7천년 인류 역사의 목적이다.
     
    영화 300에 등장했던 대머리 거인 페르시아 황제의 나라에서 고안해내고, 너무 지나치게 끔직하다는 이유로 로마시대를 끝으로 사라진 십자가형은 사실 만물의 창조주가 스스로 못박히기 위해 고안되었다고 봐야 한다. 가장 처참한 굴욕, 망신, 가장 극심한 고통을 자처해서 겪은 그가 이해하지 못할 이 세상 사람은 없다.
     
    천지 모든 생명의 주인으로서 아무나 닥치는대로 죽여버려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그가 아무 죄 없이 순순히 죄인들에게 인민재판을 당하고, 얻어맞고, 가래침도 맞고, 식초도 마시고, 벌거벗겨진 채로 못도 박히고, 창에 옆구리도 찔렸다. 물같이 내렸고, 모든 뼈가 어그러지고, 심장이 밀초같이 되어 내장 한가운데서 녹았다.
     
    숨을 거두고 무덤에 눕혀진 뒤 사흘밤낮을 지내고 부활했다. 그런데 부활한 후 슈퍼히어로로 다시 태어나 초능력으로 악인들을 다 죽여버려도 시원찮을 판에 제자들과 만나서 밥도 먹고 담소도 나누다가 승천해서 2천년을 또 말없이 기다린다. 그는 지금 하늘에서 무엇을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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