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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우리 학교는> 리뷰 (영제: 우린 다 죽었다)
    문화 이야기 2022. 2. 2. 05:39

     

    넷플릭스가 주요 SNS에서 바이럴을 좀 하니까 어머나 아니나 다를까 리얼 K-좀비들이 너도나도 <지금 우리 학교는>의 리뷰를 자랑스럽게 게재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 나라 좀비는 달리기도 빠르고 브레이크 댄스도 잘 추고 액션 능력이 뛰어나다!’고 좀비부심을 부리는 K-좀비들까지 출현하는 중이다. 진짜 무섭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영어 제목은 <All Of Us Are Dead>다. 한국말로 하면 ‘우리는 다 죽었다’인데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학원물을 연상케 하는 한국인용 제목과는 전혀 딴판이다.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극중 ‘무증상 감염자’가 등장하는데 ‘절비(절반은 좀비 절반은 사람의 줄임말)’라고도 불린다. 겉으로 사람처럼 보이더라도 더이상 사람이 아닌 존재. ‘진화한 인간’이다. 진화를 하려면 유전자 치료가 필수일텐데 혹시 요즘 우리 주변에 유전자 치료제 자주 맞는 사람들은 없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있다면 그들이 ‘절비’일 수도!

     

    좀비들과 절비들 모두 특정 주파수(음파 혹은 전파)에 반응한다. 마침 작년에 이재용이 미국 가서 모더나와 버라이존을 만나고 왔는데 그가 혹시 원작 웹툰의 애독자는 아니었는지 궁금하다. 국내 최대 전파 사용자인 SK도 백신을 함께 만드는데 최태원도 혹시 웹툰 팬인가? 현실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픽션이 수작이라는데 확실이 수작인가봉가?

     

    르완다에서 벌어졌던 ‘오퍼레이션 크림슨 미스트’는 특정 음파를 주민들에게 하늘 위의 허큘리스 항공기에서 발사해 백만명이 서로를 때려죽이게 만들었던 미군의 작전이었다. 본 작품에서는 항공기 대신 드론이 음파를 발사한다! 역시 하이테크 선진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혀준다. ‘자존감 뿜뿜’하는 대목이다. 르완다는 이미 구식이 되었다. 

     

    좀비 사태가 발생하자 ‘가짜 뉴스’의 진원지를 무력화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전화와 인터넷 등 모든 통신을 끊어버리는 작전도 펼쳐진다. 역시 가짜뉴스는 인민의 적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만약 실제로 좀비사태가 어딘가에서 발생한다면 그 지역의 통신을 차단해서 가짜뉴스가 퍼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절비’중의 하나인 귀남이가 입은 추리닝이 눈길을 끈다. 가슴에 상큼하게 빨간 하트(심장)이 그려져 있고 등뒤에는 ‘한마음’이라고 적혀있다. 사람은 많은데 마음은 하나다. 그걸 영어로 하면 Hive Mind인데 이것도 극의 타이틀처럼 한글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순화된 것 같다. 역시 아름다운 한글이다. 마침 방탄소년단의 소속사가 사명을 ‘하이브’로 바꿨던데 인류가 모두 한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IBM 퀀텀 컴퓨터 Q도 하이브 벌집 모양이던데. 큐아논 신자들은 이미 한마음! BTS! DNA!

     

    <우리는 모두 죽었다>의 시즌1 마지막 장면은 인육을 생고기로 즐겨먹는 절비가 멋지게 학교 옥상에서 가뿐하게 뛰어내리는 장면이었다. 마블을 뛰어넘는 슈퍼히어로의 탄생! 불사조 헤로인, 아니 히로인! 진화한 인간! 

     

    마치 <돈 룩 업>처럼 뭔가 많은 조롱이 담겨있는 이 준비된 수작을 단순히 ‘액션씬’이나 ‘K-좀비의 우수성’ 등으로 평가하는 건 마치 연쇄살인마를 무단횡단으로 기소하는 것과 같다. 훨씬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재미없다는 점만 빼면 조롱당하면서 즐거워할 절비들을 생각하면서 가볍게 뉴스 보듯 보기 괜찮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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