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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시오패스 구별하기 좋은 세상
    시사 이야기 2022. 10. 25. 16:32

     

     

     

     

     

     

    대놓고 자랑하고 거만하고 예의없는 사람이 차라리 낫다.

     

     

     

    적어도 그들은 자기 자신의 추한 면을 만천하에 드러낼 지언정 아닌척 오리발을 내밀지는 않기 때문이다. 속마음을 다 드러내가며 사는 이 기고만장한 사람들은 언젠가 반드시 뒤에서 칼 꽂고 앞에서 웃는 '오리발 내미는 사람들'의 좋은 먹이감이 되어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러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뉘우칠 기회를 갖게 된다. 약자와 강자를 구분하지 않고 일관성있게 교만한 사람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축복이랄까.  

     

     

     

    가장 구제불능인 부류는 아닌척 세련되게 오리발 잘 내미는 사람들이다.

     

     

     

    아닌척 티 안나게 은근슬쩍 자랑하고, 속으로 내가 더 잘났다고 생각하면서 겸손 잘 떨고, 안 보이는 곳에서는 무섭게 욕망을 채우면서 보이는 곳에서는 소탈한 척 잘 하고, 배려심 많고 잘 베푸는 척 하지만 알고보면 미래의 이득이나 이미지 효과에 대한 계산된 투자일 뿐이고, 무슨 일이든 웃으며 태연하게 오리발을 내밀 줄 아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주로 지능이 높고 양심이 없는 소시오패스라는 것이 특징인데, 문제는 그런 사람들의 위장술이 세상에서 지혜롭게 처신하는 법이라며 미욱한 대중의 찬사를 받는다는 데 있다. 죽음의 지혜는 자아를 꾸며주기에 자기애에 빠진 사람들을 강하게 끌어모은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지 요즘은 위장술이 뛰어난 소시오패스를 구별해내기 좋은 조건이 갖춰져있다. 소시오패스의 가장 큰 특징을 딱 하나 꼽으라면 '나만 아니면 돼'인데, 요즘 백신에 대한 태도를 보면 바로 판별이 가능하다. 

     

     

     

    지금 이 국민들이 세월호때 300명 죽었다고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도 안 보던 그 국민들이 맞는지, 아동학대로 죽은 아이와 한강에서 의문사한 대학생 때문에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피켓을 들던 그 국민들이 맞는지 의아해할 필요는 없다.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게 도덕적으로 자아를 꾸며주었고, 지금은 백신을 맞아야 자아를 꾸며주는 경제활동과 소비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아를 꾸미기 위함이라는 본질은 동일선상에 있다. 무고하게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것과 못 본 척 무시하는 것이 에고(자아)라는 가치에 입각해서 보면 일관되고 합치되는 행위인 것이다. 

     

     

     

    갓난쟁이들을 남기고 갑자기 세상을 떠난 수많은 젊은 엄마 아빠들, 알려진 것만 두 명인 고등학생 사망자들, 대학가 원룸에서 혼자 죽어 시신으로 발견된 학생들, 그들의 목숨따윈 아무래도 상관 없다. 사망까지는 아니지만 부작용으로 직장까지 퇴사하고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수많은 이웃들도 상관 없다. 국가와 언론의 권력에, 혹은 그보다 큰 어떤 권력에 반대해봐야 떨어지는 것도 없고, 무엇보다 당장 돈을 못 벌게 되거나 소비의 쾌락을 못 누릴 수도 있는 마당에 무고하게 죽은 이웃이 대체 뭐가 대수란 말인가. 나와 내 가족만 안 죽고 살아남아서 온갖 즐거움을 누리면 그만 아닌가. 

     

     

     

    아무리 사람좋고 지혜롭고 의로운 말을 늘어놓아도 백신에 대한 태도 하나로 소시오패스 기질을 PCR검사 할 수 있는 시절. 소시오패스 구별하기 좋은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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